21. 고행승 투웬의 환상여행(幻像旅行)

불교의 나라 티베트에는 고행 승이 많다. 그 고행승중에 투웬이라는 고행 승이 있는데 독경대신“마고” “마고” 외치고 다녀 종단에서도 쫓겨난 괴승이었다. (牛甫 임인규 지음 ”석수미(釋須彌) “25편 ”고행승 투엔“ ”26편 마비현세“ 참조)

이런 투웬이 그렇게 기다리던 마고여신의 현신을 보게 되고 (牛甫 임인규 지음 ”석수미(釋須彌) “37편 ”티베트의 하늘에 빛이 뜨다. “38편 ”만파식적의 위용“ 참조) 커다란 깨달음을 얻은 후 더 이상의 고행생활을 할 수 없었다. 그의 설법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어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갔지만 그는 왠지 모를 허전함에 자신을 지탱할 수가 없었다.

“이건 아니야! 이런 설법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나는 가야돼? 마고여신님을 찾아가야해! 이제 세상은 모든 악으로 충만해져 있는데 내가 겨우 설법이나 하고 있다니, 가자! 마고여신의 곁으로”

그렇게 결심한 투웬은 마고여신 석수미의 행적을 수소문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조상들은 원래 이란 북서 북의 고대왕궁 메디아의 승려계급 마기 가우마타 이었으나 그가 메디아왕 캄비세스 2세가 이집트 원정을 나섰을 때 그의 동생 바르디아를 왕으로 내세워 나라를 좌지우지 하다가 왕족 다리우스 1세가 다시 실권을 장악하고 왕권을 회복하고 마기 승들을 잡아 처형하기 시작할 때 그곳을 빠져 나온 후손이라고 한다.

마기 승들은 예수가 태어날 때 동방박사가 되어 아기 예수를 경배하고 예물을 드린 사람들이다. 마기라는 승려계급은 인도 카스트의 최고신문 바리문 이라고도 하는 브라흐만에 버금가는 최고의 성직계급이었기에 나라를 경영하고자 하는 야심을 품었던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투웬이 불교에만 극한 되어 있지 않고 여러 종교를 섭렵한 마니교의 후손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함이다.

명상과 수소문을 계속하면서 투웬이 도착한곳은 헬리오폴리스라는 이집트 카이로 남쪽 나일 강 우편 언덕에 있는 마을이었다. 이곳은 매연이 극히 심한 지역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황량한 무덤 같은 곳이었다. 투웬이 인적이 없는 모래바닥을 지친 몸을 끌고 걷고 있었다. 그는 지금 며칠째 물 한 모금을 입에 대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때보다 그의 정신은 맑아 있었다.

그의 앞에 시커먼 아가리 같은 동굴이 나타났다. 모래언덕에 동굴이라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모래바람이 사정없이 입안을 파고들어 모래가 씹히는 이 고통을 조금이라도 피해보고 싶은 생각에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동굴은 비교적 넓었다.

“휴우! 이제 살았다. 도대체 마고여신님은 어디 계신 것일까? 네가 분명 마고여신님의 현신을 본 것은 맞을까? 그런데 그분의 흔적이 이곳 이집트에 있을 리가 만무하다. 내가 헛된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명상이나 해야겠다. 마비 현세 마비 현세” 

투웬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작은 바랑을 벗어놓고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들어갔다. 그때였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풍뎅이 한 마리가 투웬 주위를 뱅뱅 돌았다. 풍뎅이의 날갯짓 소리에 명상이 되지를 안했다.

“이 망할 놈의 풍뎅이!”

투웬이 풍뎅이를 잡아 밖으로 내던질 요량으로 풍뎅이를 잡으려 하자 풍뎅이가 살을 파고들었다.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그는 깜짝 놀라 팔을 내저었다.

“아이고! 이런? 이런 변이 있나! 아이고! 마고여신님!”

허겁지겁 펄쩍펄쩍 뛰며 난리법석을 하자 갑자기 발밑이 푹 빠져버렸다. 이게 무엇인가? 모래 지옥이다. 한번 빠지면 결국 헤어 나오지 못하다는 그런 곳이 바로 모래지옥이다. 투웬은 이제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고여신님과 이 험한 세상을 마고세상으로 만드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결국 이집트 모래사막에서 죽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마고여신님! 당신 곁으로 인도하소서! 마비현세! 마비현세”

그는 모래 속으로 떨어져 가면서 가부좌를 틀고 그렇게 명상에 들어 “마비현세”를 주문처럼 외쳤다. 그러자 마음의 평온을 되찾았다. 이미 그의 살갗을 파고든 풍뎅이 따위는 잊은 지 오래였다. 그렇게 떨어져 가면서 눈을 떴다. 지독한 유황냄새와 시체 썩는 냄새. 단발마적인 아우성이 그를 깨웠다.

그는 자기의 발밑을 보고 깜짝 놀랐다. 거기 깊은 검은 동굴 같은 어둠속에서는 이글거리는 유황불이 타고 있었는데 그 유황불 옆에는 얼굴은 커다란 독수리 모양에 사자 몸을 한 건장한 괴물들이 사람들을 그 불길 속에 처넣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뜨거워서 살려달라고 단 발마 비명을 지르는데 이상하게 타 죽지는 않고 이글어진 얼굴로 그 유황불을 기어 나오면 독수리머리의 괴물이 무자비하게 잡아서 다시 그 불속에 처넣고 있었다.

또 그 옆에는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강이 흘렀는데 그 강은 핏빛흙탕물이 무서운 속도로 흘러 내렸고  사람들은 그 강을 건너려고 애를 썼지만 거센 물살과 곳곳에 들어난 바위에 머리가 깨치고 다리가 부러지고 흙탕물을 먹어 토악질을 하며 연방 토하고 생난리를 쳤고 겨우 어찌어찌 강을 건너면 강기슭에 뱀 머리 형상을 한 괴물이 혀를 날름대면서 다시 그들을 잡아 강물에 집어넣고 있었다. 

“뭐야! 이게 이런 생지옥이 있나! 지옥에 가면 이런 벌을 받는다고 하더니 이곳이 바로 지옥인가?”

투웬은 그 광경이 너무나 살벌해서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어 눈을 감았다. 그러자 마음속에서부터 커다란 울림의 소리가 있었다.

“바보 같은 땡 중 같으니라고? 세상 사람을 구제하겠다고 큰소리치는 인간이 그까짓 광경도 재대로 보지 못한 다더냐! 똑바로 봐라! 2012년 마고여신이 세상을 다시 되 찾지 못한다면 카미의 별이 지구와 충동하게 되고 그러면 지구멸망의 날이 올 것이며 그때에 모든 세상 사람들은 바알(지소)신의 졸개들에게 저런 지옥의 고통을 맛보게 될 것이란 말이다.”

그 음성은 우레와 같았고 우렁우렁하였다. 그의 환영 중에 나타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리 다름 아닌 도깨비 형상 얼굴의 치우천왕 (蚩尤天王)웅(雄)이었다.  투웬은 얼른 합장을 하였다.

                                  마고여신의나라(麻姑女神國)